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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보면 다 알 수 있어요
“정석대로 친환경농사를 하고 있는지는 땅만 보면 다 알 수 있어요.”
오창농협 물류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김창한 조합장. 농심(農心) 가득 묻어나는 그의 바위 같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처음 유기농사를 시작하면서 땅을 몰라 고생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모양이었다. 92년에 처음으로 유기농사를 시작해 15여년이 흐르는 동안 본인은 물론 오창 400여 가구를 유기농가 인증을 갖도록 만들어 놓았으니 유기농사에 관한한 땅이건 물이건 이제 그의 눈에는 훤히 보이는 듯 싶었다.
그러나 두 아들을 모두 땅에 메어 놓았을 정도로 우리 땅을, 농사의 미래를 믿는 그 역시 얼마 전까지는 유기농사의 난제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합장으로써 농민들에게 안정적이고 튼튼한 판로를 책임져 줘야 하는데 이를 갖지 못해 특히 금전적인 문제가 불거지기 일쑤였던 것이다.
정직한 농사, 정직한 장사
이를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친환경농산물 공급 사업을 계획하고 있던 SK D&D 웰빙 사업본부였다. 처음 서울에서 사람들이 내려왔을 때는 김창한 조합장 역시 대다수의 작목반 사람들처럼 큰 기대를 품지 않았다. 일부 유통업자들에게 속임을 당해 손해 이상의 상처를 받은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SK D&D 웰빙 사업본부는 조금 달랐다.
믿음을 얻기 위해서 먼저 믿음을 주려 애쓰는 것도 그렇거니와 사진 자료까지 만들어 와 왜 이 좋은 친환경농산물이 장사가 안 돼는 지를 설명해 주는 등의 모습들이 열정적이고 진실 되어 보였다. 말끔한 겉모습에 농사가 뭔지도 모르는 서울양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언제 이렇게 공부를 했느냐며 작목반 사람들 또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창한 조합장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SK D&D 웰빙 사업본부 쪽에서 제시한 유통 관리 시스템. 이는 그 역시 필요성을 절감하던 내용이었다.
“거래하는 농민들에게는 각서를 받아요.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규정에 위배된 짓을 하면 1년 거래양의 5년 치를 배상해야 한다고. 야박하지만 사람 마음이 언제 어느 때 헤이해 질지 모르거든요. 그러니 자신 있고 정직한 사람만 들어오라는 거예요.”
먹거리의 경쟁력, 특히 친환경농산물의 경쟁력은 소비자의 신뢰인데, 이를 한번 무너뜨리면 다시 회복하기란 무척 힘든 일이었다. 신뢰만 잘 쌓아 두어도 유기농사는 경쟁력과 수익이 보장될 수 있을 터.
생산, 입고, 검수, 포장, 출하, 배송되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전 과정의 정보(언제, 누가, 어디서, 무엇을)를 추적 할 수 있는 SK D&D 웰빙 사업본부의 유통 이력 관리 시스템 매커니즘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보다 더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유통 방법은 없었다. 최상의 품질을 지닌 친환경농산물과 최고의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이 이상 정직한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최고의 상품을 만드는 자연, 지켜주는 사람
농산물은 뿌리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농산물은 호흡이 거칠어지는데 이는 동화작용이 활발해 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활발해진 동화작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다. 소모, 즉 시드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동화작용을 하며 에틸렌가스와 물이 생기니 누렇게 뜨거나 축축이 물기가 생겨 버리는데 이렇게 되기 전에 제대로 관리를 해 주지 않으면 필시 신선도에 문제가 생긴다.
더 어려운 것은 농산물 마다 취급해야 하는 방법이 틀리다는 것.
그러나 SK D&D 웰빙 사업본부는 시스템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 장치로 상품을 찍으면 해당 상품 취급에 대해 필요한 조건이 표시되고 또한 이 장치로 누가 어떤 물건을 언제 취급했는지가 저장되는 것이다.
취급 조건에 따라 바로 내보낼 것은 출고 위치로 가거나 아니면 보관을 하거나 예냉을 하게 된다.
예냉이란 농산물을 잠재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채취한지 두 시간 이내에 농산물이 잠자는 온도까지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리면, 식물은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 속에 탄소동화작용을 멈춰 버린다. 이렇게 해서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시금치를 넣고 실험해 보면 상온에서는 3일 뒤 비타민의 60% 이상이 없어지지만 예냉을 하면 3주가 지나도 2% 정도 밖에 소모 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물론 농산물마다 다 다른 조건에 맞춰서 보관, 예냉을 하게 된다. 최상의 상태로 맞춰 지켜준다.
예냉 되었던 농산물은 다시 출고 위치로 되돌아 올 때 반드시 중간 거치실을 거친다. 예냉 된 농산물이 갑자기 깨어나면 물이 생겨 버리기 때문이다. 중간 거치실 온도는 예냉 온도 보다 7도 정도 높고 출고장은 항상 18~24도 정도로 맞춰져 있으므로 거치실에서 충분히 깨운 뒤 작업장으로 옮기면 상품은 처음 그대로 싱싱한 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보관을 해야 하는 농산물은 보관실로 옮겨지는데, 이때 절대 상자에 넣어 차곡차곡 넣어 두는 법이 없다. 이렇게 되면 농산물이 숨을 못 쉬어서 썩게 되기 때문이다. 오창 물류센터의 보관 창고에서는 아래 뒤 옆 뒤가 다 떨어지게 되어 있어서 공기가 잘 순환해 신선도가 오래 살아 있다. 상품성이 유지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
농산물을 만드는 것은 자연이지만 지켜주는 것은 사람이다. 친환경농산물의 순도가 높아지면 유기농 소비가 늘고, 유기농사가 늘면 자연이 살아나고, 살아난 자연은 또 유기농산물을 통해 사람을 살린다. 생태 공동체가 실현되는 것이다.
믿음, 농촌을 살리고 사람을 살린다
입고 된 물건이 들어와 구분이 되는데 이 때도 바코드가 붙어 철저히 확인. 소 포장으로 몇 그람씩 포장이 되는지 컴퓨터로 계산이 되어 나온다.
보관 창고 또한 예냉, 거치실과 마찬가지로 바코드가 있기 때문에 상품이 몇 시에 들어갔는지, 나왔는지, 누가 취급했는지를 언제든 추적하여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상품 포장을 하는 직원들에게까지 바코드가 있다. 누구의 손을 거쳐 포장이 되었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한 것이다.
택배 회사 레이블에까지 바코드가 찍히므로 만일 고객이 물건을 받아서 이 바코드들을 거꾸로 추적해 들어오면 땅에서 태어나 자신의 손에 오기까지 농산물의 움직임이 전부 역추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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